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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토너] 존 윌리엄스 - RHK 알에이치코리아

‘스토너’ 이 책은 1891년 미국 미주리 주의 작은 농가에서 태어난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대략적인 이야기를 설명해보면, 농부인 스토너의 부모는 스토너가 농부로서 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 스토너를 4년제 농과대학에 보낸다. 2학년이 된 스토너는 교양수업이었던 아처 슬론의 영문학 수업을 듣고 영문학에 흥미를 느껴, 대학원에 진학하여 영문학 연구의 길을 걷는다. 대학 총장이 주최한 연회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하면서 가정을 꾸려가고, 대학에서 교수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 ‘스토너’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중 두 가지 정도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로 ‘스토너’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이 생각났다. 물론 소설은 모두 작가의 의도된 구성에 따라 진행되는 스토리인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만약 스토너가 고등학교를 마쳤을 때 스토너 집에 군청 사람이 다녀가지 않아서 스토너의 부모가 스토너를 대학에 보내지 않았더라면, 스토너가 날카롭고 예민한 이디스가 아닌 따듯하고 부드러운 아내를 만났다면 스토너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도 스토너를 읽으면서 ‘스토너’라는 인물에 애정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스토너의 입장에서 그 때 그런 선택을 해서 다행이고, 그 때 다른 선택을 할 걸 후회하는 것처럼 말이다. 원래 ‘후회 없는 신중한 선택을 하자’가 내 좌우명이었지만 스토너를 읽으면서 선택의 책임에 대한 중요성을 또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스토너’를 읽으면서 소설 속의 스토너가 고민하고 갈등하는 상황에 대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며 나를 대입해봤다. 예를 들자면, 1917년 미국 의회가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을 위해 자원입대를 했다. 스토너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으며 스토너에게도 함께하자고 했다. 대학에 남아 계속해서 공부를 할지, 조국을 위한 전쟁에 나설지 고민하던 스토너의 모습은 나에게도 고민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는 징병제지만, 휴전국인 대한민국에서 만약 전쟁이 나고 모병제를 실시한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솔직하게 말해서, 나도 선뜻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나서지는 못 할 것 같다. 조국을 위한 전쟁에 참여하는 것 자체만으로 큰 명예지만, 사지 멀쩡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인재지변이다.

 

400페이지의 스토너 일생을 함께하며, 도입부에서는 스토너의 인생에 대해 큰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넘어가면서부터 스토너라는 인물에 대해 애정과 흥미가 생겼고, 내가 관심을 가지는 인물의 생애를 재밌게 관찰하며 읽을 수 있었다. 스토너가 열정적으로 연구와 강의를 하고, 본인의 일에 애정을 느끼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나도 스토너처럼 내 자신을 바쳐가며 일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 일에 애정을 갖고 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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